1. 시카고학파는 어떻게 탄생했나요?

20세기 후반 경제학의 지형도에 큰 파문을 일으킨 한 줄기가 있었습니다. 바로 시카고학파인데요. 대학교를 중심으로 생겨난 신고전파 경제학의 한 학파입니다. 이들은 단순한 학문적 흐름을 넘어 경제 이론과 정책에 깊은 발자국을 남겼는데요. 그 바탕에는 시장의 역동성과 개인의 합리적 선택에 대한 강한 신뢰가 있었습니다. 마치 거대한 강줄기처럼, 시카고학파의 사상은 경제학계 여기저기로 퍼져나갔죠. 때로는 거센 논쟁을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현실 경제의 변화를 도출해 내는 강력한 동력이 되기도 했습니다.

 

2. 핵심 사상이 무엇인가요?

시카고학파의 가장 큰 줄기를 차지하는 핵심 사상은 몇 가지 명백한 원칙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가장 두드러지는 사상은 자유시장주의에 대한 굳건한 믿음입니다. 시카고학파는 시장이야말로 가장 효율적인 자원 배분의 원리라고 생각했습니다. 정부의 인위적인 개입은 오히려 시장의 자연스러운 작동을 방해하고 비효율성을 초래한다고 내세웠죠. 마치 숙련된 조종사처럼, 시장 참여자들은 스스로 판단에 따라 활동하며 가장 만족할 만한 결과를 만들어낸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 핵심 사상은 통화주의입니다. 이들은 통화량의 변동이 물가 수준과 경제 활동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습니다. 더불어 정부의 필요에 따른 변동 가능한 통화 정책보다는 예측할 수 있고 안정적인 통화 정책을 통해 경제의 안정성을 갖춰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마치 혈액 순환이 잘되지 않으면 몸 전체에 영향을 끼치는 것처럼 통화량은 경제 전체에 영향력을 행사하므로 그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주장했죠.

 

합리적 기대라는 개념 또한 시카고학파의 중요한 사상 중 하나입니다. 경제 주체들은 이용할 수 있는 모든 정보를 기반으로 미래를 내다보고 논리적인 의사 결정을 내린다고 보았습니다. , 단순히 과거의 경험에 빗대 의존하는 존재가 아니라고 본 것이죠. 그래서 정부가 어떤 정책을 발표하든, 각 개인은 그 정책의 결과를 헤아려보고 자기 행동을 조절해 나가기 때문에 정부가 바라는 대로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는 논리를 펼쳐냈습니다. 능숙한 바둑 선수처럼, 경제 주체들은 상대방의 수를 읽고 행동을 취한다는 겁니다.

 

시카고학파는 거시경제 현상을 분석할 때 미시적 기초도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거시경제 이론은 나무가 아닌 숲 전체를 보는 개념인데요. 시카고학파는 각 경제 주체들의 합리적인 선택과 행동의 결과가 결국 한 국가의 전체적인 경제 현상으로 나타나는 것이므로 미시적인 분석을 토대로 거시경제 현상을 탐구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거대한 건축물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골조 하나하나의 역할을 알고 있어야 하는 것과 같죠.

 

3. 시카고학파가 배출해 낸 경제학자들은 누가 있나요?

밀턴 프리드먼과 프리드리히 하이에크는 시카고학파를 대표하는 걸출한 경제학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프리드먼은 통화주의 이론의 대가인데요.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 정책에 비판적인 입장을 고수하며, 시장의 자유로운 작동을 두둔했습니다. 그의 저서 "선택할 자유"는 자유시장 경제 철학을 대중에게 널리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죠. 반면, 하이에크는 오스트리아학파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그는 시장에서 발생하는 자연적인 질서를 강조하며 정부의 계획 경제를 강력하게 비판했습니다. 그의 대표작 "노예의 길"은 개인의 자유와 시장 경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전체주의를 경계한 명저로 평가받습니다. 이 외에도 게리 베커, 조지 스티글러, 로버트 루카스, 유진 파마, 리처드 탈러 등 수많은 학자가 시카고학파의 발전에 눈부신 공을 세웠습니다.

 

4. 역사적 영향력은 어땠나요?

시카고학파의 영향력은 학문적 영역을 뛰어넘어 현실 경제 정책에까지 깊숙이 녹아들었습니다. 1980년대 미국의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과 영국의 마거릿 대처 수상은 시카고학파의 자유시장주의 이념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죠. 그들은 감세, 규제 완화, 통화 안정 중심의 신자유주의 정책을 진행했습니다. 또한, 남미에서는 시카고 대학교 출신 경제학자들이 정부의 주요 직책을 담당하며 시장 중심의 경제 개혁을 이끌었는데요. 그래서 "시카고 보이즈"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5. 오늘날의 시카고학파는 어떤가요?

오늘날 시카고 대학교 경제학부는 과거의 영광에 만족하지 않고 계속해서 변화하고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시카고학파의 사상을 계승하는 연구를 게을리하지 않는 것은 물론, 게임 이론, 행동경제학 등 새로운 분야와의 접목을 통해 경제학의 전망을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 특히, 시카고 대학교 경제학부는 많은 노벨 경제학 수상자를 배출해 냈는데요. 2017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리처드 탈러 교수는 인간의 불합리한 심리적 요인이 경제적 결정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하는 행동경제학 분야에서 남이 다를 수 없을 만큼 뛰어난 업적을 쌓았습니다. 이와는 반대로 2013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유진 파마 교수는 효율적 시장 가설을 옹호하는 다른 시각을 제시했었죠.

 

6. 비판은 없었나요?

시카고학파에 대한 잡음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정부의 역할을 지나치게 축소하고, 시장의 효율성을 너무 믿는다는 비판이 있었죠. 그리고 합리적 기대라는 가정이 현실과 거리가 멀다는 지적 등 여러 방면에서 비판이 일어났습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는 효율적 시장 가설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을 던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자유시장주의와 통화주의는 현대 경제학의 중요한 이론적 기초가 되었으며, 경제 현상을 분석하는 영향이 큰 도구로 쓰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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